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친구와 진도까지 자전거로 무전여행을 했습니다.
여름이었고, 해가 길어, 조금 더 자전거를 타고 묵을 장소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해가 일찍 저물었고, 부랴부랴 근처 마을로 향했습니다.
마을 아저씨들이 마을 입구 구멍가에서 모여계셨습니다.
가게에 들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마을회관에서 하루 묵을 수 있게 부탁드렸습니다.
30분쯤 지났을까,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와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마을회관에서 하루 묵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마을회관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나와보라고 해서 밖으로 나가니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저녁을 대접해 주셨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저씨가 다시 마을회관에 찾아오셨고
다시 아저씨 집으로 따라가니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하루 묵을 수 있게 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아침까지 챙겨주셨습니다.
2005년 여름의 기억이 잊히지 않고 문득문득 생각이 납니다.
# 2021. 12. 18.
무안 근처에 갈 일이 생겨 16년 만에 아저씨 댁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연락처도 모르고 성함도 몰랐지만 집은 뚜렷이 기억이 났습니다.
집에는 아저씨 동생이 계셨고 아저씨는 외출을 한 상태였습니다.
동생분이 아저씨 전화번호를 알려주어 전화했습니다.
16년 전 일로 감사 인사드리려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저씨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아쉽게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암수술을 하고 건강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과일 한 박스... 놓고 왔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