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4일(토) 무더위가 끝나갈 무렵 백패킹을 다녀왔습니다. 더위가 남았지만, 산속은 선선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백패킹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TV나 유튜브에 다른 사람이 백패킹 하는 걸 보며 대리만족해야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장비들을 찾아도 보았지만, 우선 체험을 해보기로 했고 두 명이 갈 수 있는 세트를 대여해 친구와 산으로 향했습니다. 장비를 나눈 가방을 하나씩 메고 걸었습니다.
군대 이후로 제대로 된 배낭을 처음 멨습니다. 무거워 봐야 20kg 정도였는데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고 살아서 상당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백패킹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여러 군데 찾아보았고 한 곳을 결정했습니다. 한 장소임에도 산이다 보니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다양합니다. 그중에 비교적 자세히 안내된 길을 선택했습니다. 주차 위치를 잘못 잡아 등산로 입구까지 엄청난 경사길을 올랐습니다. 그 경사길을 오르며 모든 체력을 소모했습니다. 그래도 미리 길을 알아 놓아서 목적지에 헤매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텐트와 타프를 설치하고 이어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합니다. 생각보다 설치가 쉬웠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산 아래, 시내 마트에서 산 회와 소주를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시원하게 한잔하고 싶었지만, 술을 마시지 못하기에 시원한 생수로 갈증을 달랬습니다.
의자에 앉아 바람이 산속으로, 나무 사이로 불어와서 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니, 모든 근심·걱정이 바람을 타고 날아갑니다. 배를 채우고 친구는 피곤한지 일찍 누웠고 혼자 전구를 켜고 의자에 앉아 사색을 즐겼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행복했습니다.
뉘엿뉘엿, 어두워지기 전에 계곡을 따라 산을 내려가 보았습니다. 이 길을 따라 올랐으면 목적지까지 수월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텐트 안에서 ‘면도날’을 읽었습니다. 산 오르는 게 고되어 피곤했는지 졸음이 쏟아집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