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주민센터에서 자활근로를 시작한 아저씨가 계셨습니다.
한눈에 보아도 제가 손아랫사람으로 보이는데 먼저 인사해 주셨습니다.
항상 바른 자세로 일하셨습니다. 맡은 일을 성심성의껏 하셨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도 맡아 해주시고 주민센터 주위를 항상 깨끗하게 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아저씨의 모습이 저를 겸손하게 하고 자세를 낮추게 합니다.
며칠 휴가를 다녀온 사이 아저씨가 출근하지 않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직원은 아저씨가 일명 ‘잠수’를 탄 거 같으니 다른 자활 근로자로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 그럴 분이 아닙니다. 피치 못할 일이 생긴 게 분명합니다.
아저씨는 다른 동에 거주하고 계셨고 업무에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다른 동 주민을 조회할 수 없어서 해당 동 직원에게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확인을 부탁했습니다.
“○○○ 님, 사망하셨다고 해요.”
고시원에서 지내고 계셔서 고시원 총무에게 물어보니 며칠 전 사고로 사망했고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주민센터에서 일하며 직·간접적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는데 유독 신경이 더 쓰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어, 수급자가 됐고 고시원에 지내셨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 것만은 확실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사연을 전하니 다들 놀라며 안타까워합니다.
이 추운 겨울에 힘드시지 않으셨는지...
아저씨, 감사했습니다.
인사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편히 잠드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