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게 되면 신청자의 부양의무자가 있는지, 소득,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봅니다.
지난주에 한 가정의 가장이 오셔서 이런, 저런 어려움으로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했습니다.
부모님이 계신지 여쭤보니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어렸을 때 이혼 후 집을 나가셨다 합니다. 지금까지 연락, 왕래하지 않고 있으며 어디에 사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공문(우편)으로 부양의무자에게 동의서 또는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짧은 글이라도 받아야 했기에 안내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과 동생을 버리고 나간 어머니에게 현재 조금 힘이 들어 기초생활보장을 신청하는 것을 알리게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속상함이 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거 같습니다.
"선생님 마음 이해됩니다. 저 같아도 그럴 거 같아요. 그러나 절차상 필요하니 조금 속상하셔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어쩔 수 없다니 접수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안내하는 내용이 매번 같기에 신청자의 이름이나 부양의무자의 이름, 주소, 인적사항만 수정하는 데 불편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계곤란, 경제적으로 어려워, 생활이 어려워 등의 사유로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다는 글귀입니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일이 속상하고 부담스럽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 안 될 거 같아 부정적인 단어를 지우고 다른 단어로 수정했습니다.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당사자의 상황과 마음을 생각했습니다.